내 그림자
비싼거
천천히2
2014. 1. 6. 09:33
차 안에 화사한 향기가 가득하다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바르던 크림냄새 비슷하다
엄마의 크림얘기를 하며 향기에 감탄하는 내게 선배언니가 대답한다
"미국에서 사온 향수야 비싼거야"
나는 향기를 얘기하는데 언니는 돈얘기를 한다
며칠 동안 문득문득 그 순간이 떠오르면서 께름칙했다
그 언니는 왜 그려?
꼭 그렇게 얼마짜리라고 내세워야 하나
속물스러워라
향수를 놓고
내가 향기를 얘기하고 싶을 때
그 사람은 그 물건이 귀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을 뿐이다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를 뿐인데
나는 그 다름을 놓고 내 취향은 고상하고 저니는 속물스럽다고 속깊이 교만했다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지독한 편견과 교만이 나의 일상을 불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