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2013년 짧은얘기 (10월)

천천히2 2013. 10. 1. 14:24

2013년 년 10월 1일

감동을 느끼는 것은 혀가 맛을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는거 같어

제각각 짠맛 신맛 매운맛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을

이게 맛없어? 이게 짜? 이게 셔? 하고 묻는건 아무 소용없는 일이지

마음의 혀로 느끼는 감동 또한 마찬가지여서

감상후의 느낌에 대해서 왜 재밌어? 왜 재미없어?라고 묻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

터치오브라이트를 보고서 난 참 좋았는데

나와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곰곰 생각하다 내린 결론

 

2013년 10월 1일

지드레곤이 신인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장면이었는데

그 분위기가 완전 멋졌다

예리하고 부드럽고 깊이있고 우와와와~

그러다 무한도전을 봤는데 거기서 또 정형돈에게 블루스추려고 다가가는 모습이 우와와와~

폭 빠져버려서는 어제밤 무려 천원을 결재하고 무한도전 재방송을 봤다

오늘은 기계음 질색인 내가 삐딱하게를 듣고 있다

아 뭐 이렇게 매력있는 머슴애가 다 있냐

 

2013년 10월 2일

다른 사람이 나를 간섭하는게 싫다

그냥 저 사람은 저렇구나 했으면 좋겠다

그럼 나는 다른 사람을 그렇게 대하나

생각해보니 그렇게 살지를 못한다

자기 아쉬운대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리석음

 

2013년 10월 5일

 

쓰레기봉투를 내놓을 때는 이렇게

 

2013년 10월 6일

허공에 둥둥 떠있는 도토리~

순간 이게 뭐지? 싶었다

거미줄에 걸린 도토리와 솔잎이 신비한 마술같았다

세상에 깜짝 놀랄 일이라는 것도 알고보면 이렇게 거미줄처럼 이유가 있는 것인데

호들갑을 떠는구나 싶다

그런데 알면서도 순간순간 감쪽같이 속는 것은 어쩌지 못하는거지 싶기도 하다

 

2013년 10월 6일

개콘 두근두근을 보는데

달달한 장면이 오글거린다고 내 손과 팔목을 꽉꽉 깨무는 탁이

왜 엄니 손이여~하니까 지손 깨물면 아프다 ㅎㅎ

두근두근보고 오글거려하는 것도 이쁘고

내손 쥐고 꽉꽉 깨무는 것도 이쁘고

 

2013년 10월 8일

지드레곤이 무대에서 노는 모습이 완전 신내렸다

어쩜 저렇게 유연하게 세련되게 자연스럽게 놀까

잘노는 모습에 내가 자극받았다

나도 재밌게 살아야지

아주 신나게 거침없이 재밌게 잘 살아야지

 

2013년 10월 8일

가을비 보슬보슬 내린 금오산에 하얀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치지직

여름내내 달구어진 열기가 식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2013년 10월 8일

한량친구와 홍탁을 먹고 산책을 했다

가로등불빛에 드리워진 우리 그림자가 한편의 인형극이었다

 

 

 

2013년 10월 8일

빗물에 촉촉히 젖은 인도로  

세상물정모르는 어린 달팽이들이 슬슬 퍽이나 재미나다는듯 기어댕긴다

그것들 밟을까 신경쓰여 차도로 내려 걷는다

허이구

쓸데없이 부지런한 몇마리는 벌써 차도까지 나와버렸다

그중 한마리는 이차선길 중앙선근처까지 가버렸다

길 건너편에 뭐가 있다고 이렇게 위험한 직진을 하고 있는건지 정말 궁금하다

진짜 달팽이랑 말이 통했으면 비오는 날 왜이러는지 가는길 막고 물어보고 싶다

 

2013년 10월 10일

나의 일상이 변했다

출근하면 클래식에프엠을 틀어놓고 일하곤 했는데

이제 지드레곤의 힙합을 하루종일 듣는다

조용한 음악을 들을 때는 평화롭고 여유로워 행복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차분한 여유가 나를 무기력하게 했다

지드래곤음악이 나에게 활기를 준다

내가 힙합을 들으며 이렇게 들뜰 줄 전혀 몰랐다

오~~~놀라운 변화

좋다

 

2013년 10월 11일

작년에 산 탁이 바지가 작아서 못입게 됐다

전같으면 몇번 입지도 못한거라 아까워 몇번을 망설였을 텐데

오늘은 흔쾌히 재활용통에 넣는다

내가 헌옷가게에서 옷을 사입듯이

누군가 나처럼 그렇게 이 옷을 살지도 모르고

아니면 이 세상 어디가에서 옷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소용이 닿겠지

아주 조금 내것에 대한 탐욕이 줄어든 것 같아 기분이 가볍다

 

2013년 10월 12일

맨얼굴로 나서기에는 가을햇빛이 너무 따가워

산책길에 양산을 쓴다

양산 속에서 바라보는 가을풍경이 이렇게나 아름답구나

 

 

2013년 10월 12일

원숙언니랑 숲길을 걷는다

발치에 사마귀 한마리가 눈에 띈다

어찌 해 볼 겨를도 없이 원숙언니 발밑에 깔린다

언니는 아무것도 모른다

한 생명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진다

 

 

숲속에 우리자두가 있었네                                풍성한 풀잎이 보기 좋아 쓰담쓰담

 전망대입구에 서있는 나무 두그루                아무도 없는 산길 한가운데서 쉬를 했다

수문장인거 같은데 너무 비실해서 웃겨          눈부신 가을햇빛, 산자락 겹쳐진 풍광을 보며 쉬를 하는 기분!

 

2013년 10월 15일

으아 지디 독하다

나한테 재방송 보겠다고 천원을 쓰게 만들고

하루종일 이어폰꽂고 힙합음악을 듣게 하고

무도를 보고 또 보며 이쁘다 감탄하게 만들고..

아 지디 독하다

 

2013년 10월 14일

수학여행안내문에 성매매 성폭력예방단속이라는 말이 있다

"아주 우리를 쓰레기로 알어'

탁이가 격분한다

그리기~ 쫌 거시기하구나

 

2013년 10월 15일

가을비 내리는 오늘  날씨가 겨울처럼 차다

이제 매미는 없겠지

숲옆에 멈춰서서 귀를 기울인다

환청인지모를 매미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한참을 서있어도 환청인지 실제인지 당최 모르겠다

 

2013년 10월 16일

재빠르게 도망갈 재주도 없으면서

압력을 견뎌낼 튼튼한 보호막도 없으면서

그저 비오면 좋다구 기어나오는 달팽이들

구불구불 기어다닌 흔적이 햇빛에 반짝거리는 길바닥에

깨지고 으깨진 흔적들이 숱하다

점심산책길이 그것들 때문에 슬펐다

 

2013년 10월 17일

콩밭옆을 지나는데 딱딱따닥 꼬투리 터지는 소리

한줄기 매미소리

붉은 장미의 진한 향기

마른풀꽃

 

 

 

2013년 10월 19일

나주 홍탁여행

익산역 끄트머리

 나주소나무

 

 

나주향교 동재 서재

보통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데 이곳은 서로 등을 보고 있었다

공부하는 학생들의 숙소라 그런가

서로에게 방해하지도 방해받지도 말라는 뜻인가 싶었다

 

2013년 10월 22일

 

벼벤 자리에 싹이 났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새싹이 어쩌자는 계획이 있어서 올라올까

그저 저절로 그리 되는 것, '자연'스러운 일인게지

 

2013년 10월 22일

 

 

점심먹고 나가는 산책길

주위의 모든 것을 음미하는 시간

마른 들깨내음 부드러운 억새꽃 풀잎이 그려내는 선 매미소리 꼬리를 물고 나는 잠자리 업고업힌 메뚜기

참 아름답다

 

2013년 10월 24일

 

허공에 그리는 잡풀의 그림이 왜이리 이쁜지

 

나도 묶어줘잉

 

2013년 10월 25일

 

 가을이 이렇게 부드럽다

 

2013년 10월 27일

엄니가 오만원을 주신다는게 오천원짜리를 주셨다

웃긴건 "얼래 이거 오천원짜리다"하고 다시 바꿔서 주신거라는거

 

2013년 10월 28일

 해저물무렵 가을볕

 

2013년 10월 31일

 

 

탁이랑 의자에 앉아있는데 샘많은 자두 굳이 그 틈새로 끼어든다

아공 구여운 울애기

 

2013년 10월 31일

하이고 이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