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요지경
세시공연이다
네시간이면 넉넉하게 시간맞추려니 생각했다
천안에 도착해 서울가는 차표를 사니 한시차다.... 아주 좋다
어라 선착순으로 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엄청 길다....살짝 불안하다
내 앞에서 줄이 끊긴다. 다음 버스는 삼십분차다....큰일났다
이 차 기사는 서서 갈 사람도 태운다 앞차가 그랬으면 난 서서라도 갔다.....세상일 운이다
승객이 다 차서 버스가 예정보다 십분 일찍 출발한다. 잘하면 많이 늦지 않겠다... 기대충만
일분이라도 아끼려고 전철역 계단도 뛰어 내려간다
누가보면 쫓기는줄 알았을 것이다
전철이 안온다.....안달안달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천안서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느긋한 걸음으로 내 앞을 지나간다 ...뻘쭘
전철안에서 노선표 동대입구만 뚫어져라 쳐다본다......릴렉스 릴렉스
갑자기 안내방송에서 충무로라고 한다 멍때리다 동대입구 지났다....뭔일이래
택시타고 가다보니 동대입구역이 보인다 저기서 내렸으면 오분은 절약했을텐데.....아쉽다
공연장 도착하니 세시 십오분이다
공연은 십분에 시작됐고 이십분에 살짝 들어갈 수 있단다 십분 늦었다....이것만 해도 워디여
내가 이러이러할거라고 빤하게 여겼던 순간순간이 내 예상밖이었던 하루
그 어느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세상사는 이치를 새삼 깨닫는다
오늘은 내가 그래야 하는 날인가보다
이쁜이하고 잠깐 만나 저녁먹고 막차를 타기 위해 또 달려야 했다
사십삼분 기차인데 역앞에서 버스를 내리니 삼십칠분
다다다다다다 내가 오늘 마지막까지 달리는구나
숨차게 승강장에 도착해보니 기차가 십분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온다
하 세상일 진짜 요지경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