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극제 6월4일 나보고 우짜라고 / 전남 극단 미암
세상에나 정부에서 주는 생활보조금을 훔쳐가는 딸년이 어딨대
엄니 모르게 통장에 있는 돈 야곰야곰 빼간 것도 기막힌데
새통장 만들어 아예 통째로 횡령을 해가다니
폐지줍는 지엄니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럴 수 없지
내가 다 속이 터져 그 딸년을 혼내주고 싶었다
근데 거북이 친구들이 내 속이 후련할만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거북한테 그나마 이런 친구들이 있어 다행이다
거북이가 친구들한테 위로를 받을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웬걸 거북이가 친구들에게 소리친다
"내 딸이여 내 딸한테 니들이 뭔데 그런 소리를 하는겨~~"
십오년을 키운 자식들이 아버지 죽자 새어머니를 내친다
가방 하나 달랑들고 쫓겨난 금봉이 운다
"억울해서가 아녀 가족이 없어졌어~"
뒤늦게 새어머니한테 아버지가 남겨놓은 보험금이 생기자
이 벼락맞을 의붓자식놈들이 금봉이에게 어머니 어머니 이 지랄을 한다
뭐가 아쉬워서 그것들을 다시 볼것이여
앙칼지게 단호하게 시원하게 멋지게 배신의 댓가를 치르게 해줘
금봉이를 응원했다
그러나 웬걸 금봉이가 말한다
"그래도 가족이잖아"
내가 가슴을 친다 아이고~~~~~
에미는 그런거다
자식들이 아무리 서운하게 해도 에미자식 인연을 절대 놓지 않고 끌어안는게 에미인거다
이쁜이와 귀한탁이 에미이고
머잖아 그 할머니들 나이가 될 나는 순덕 거북 금봉이 남같지 않아 마냥 울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게 에미자식인연이다
그려 나보고 우짜라고 에미라서 그러는걸 나보고 우짜라고 엉엉
연극이 끝나고 나오다 인터뷰를 당했다
카메라가 코앞에 있는데 그거 엄청 떨리더만
버벅버벅
카메라기자가 촬영한 것이 자료로 쓰일지 안쓰일지 모른다고 했다
안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