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2013년 어록(3월 4월)

천천히2 2013. 3. 4. 09:30

2013년 3월 2일

"나 까였어"

슬프게 웃는 탁이

며칠전부터 서연이가 연락이 뜸하다고 불안해하더니 오늘 미안하다는 문자가 왔단다

엊그제밤에는 잠이 안와 밤을 샜는데 어느순간 눈물 한방울이 툭 떨어지더라네 에효

친구 둘이 위로해주러 왔다

아름다운 탁이의 첫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같이 맥주마셨다

 

2013년 3월 4일

"내가 찰껄 그랬나?"

"에~그러면 나쁜놈이지"

"남자가 차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

"남자 여자가 아니고 먼저 헤어지자고 하면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거잖아

남 아프게 하는 것보다 내가 아픈게 낫지 않어?"

"근데 너무 아파~"

노래가사가 다 지얘기 같다는 탁이

우리탁이 웃으며 슬퍼하고 있다

 

2013년 3월 5일

호떡을 사다줬더니 지방에서 혼자 먹는 탁이

"엄니 드시라고도 안하고 혼자 먹는겨?'

"난 지금 먼저 다가가는 연습을 시키는겨"

말이나 못하믄

 

2013년 3월 10일

"친구들이 나는 잘생겼는데 매력이 없대"

 

2013년 03월 15일

다리미질을 하는데

"어머니 남자고등학교입니다 그렇게 신경안쓰셔도 됩니다"

"엄니는 다림질 할 때 기도하는 마음이여

우리탁이가 반듯한 옷 입으면 기품있게 행동할거같거든"

매일 아침 잘 다려진 교복바지를 입은 탁이 모습을 보는 것이 뿌듯하다

 

2013년 3월 15일

탁이랑 베라를 갔는데 거기 아줌마가 탁이더러 조각같이 생겼다고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2013년 3월 17일

"어제밤에 나갔었어 걷는데 생각나더라 그래서 음악 크게 들으면서 걸었어"

봄비속을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걸은 탁이..

 

2013년 3월 19일

야근끝나고 중간에서 만나자고 문자보냈더니

"먼저가" 한다

"내가 왜 아까 먼저가라고 했냐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인데

엄마랑 같이 오면 이어폰을 빼야하잖아"

야자끝나고 음악들으며 걸어오는 시간이 가장 좋다는 탁이

 

2013년 3월 24일

"민지가 엄마 아들 잘 키웠대 처음에는 나 칭찬하는줄 알았는데 엄마 칭찬하는거였어

나중에 아들나서 나처럼 키우고싶고 엄마처럼 하고 싶대"

남자친구 여자친구 사이는 아니고 말이 잘 통하는 친구인 민지

내가 탁이덕에 이런 칭찬을 다 듣고

아휴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2013년 3월 25일

"내가 매력이 없기는 한거같애

만나고 일주일 지나니까 할 얘기가 없는거야 지루했을거 같어

그리고 내가 옷이 너무 없어

이제부터 바꿀꺼야

그리고 공부좀 신경쓸라구

삼년후를 생각해보니까 지금처럼 하면 안될거 같아

최소한 3등급까지는 올려놓을거야"

"엄니가 뭐라고 했어 그렇다니까 탁이 스스로 길을 잘 찾아 갈거라구 했잖어

우리탁이 멋져"

 

2013년 3월 26일

"탁아 고삼인데 키가 140인 애가 있는데 별명이 존만이래

이게 무슨 뜻이여?" 알면서도 장난문자 보냈더니

"키가 고추만하다고 부끄럽게" 이런 답장이 왔다

 

2013년 3월 27일

"우연히 그냥 내 뒤로 여자애 두명이 따라왔는데 친구들이 그거보고

내별명을 의자왕이라고 붙여줬어 여자 두명 끌고 다닌다고"

 

2013년 3월 27일

"지난번에 모의고사 봤잖아 내가 그거보고나서 충격받았어

삼년후를 생각하니까 안되겠는거야 이대로가면 그냥 예산에서 대충 살게 될거같은거야"

"ㅎㅎㅎㅎ몇등급인데?"

"9등급"

"몇등급까지 있는대?"

"9등급"

 

오늘은 국어선생님한테 칭찬받았단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맘에 안들어 대답할 때도 좀 불량스럽게 했는데

오늘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들었더니 선생님이 잘했다고 그렇게만 하면 성적올라간다고

격려해주셨다네

 

"선생님이나 엄니나 누나가 얘기해서가 아니고 탁이 스스로 이렇게 깨닫고 방법을 찾아나가는게 참 좋아

엄니는 우리탁이랑 누나 생각하면 기분이 정말 좋아 막 행복해"

 

나는 야근끝나고 탁이는 학원 끝나고 들어가는 길에 만나 해장국을 먹었다

우리탁이 참 이쁘다

 

2013년 3월 31일

"탁아 주교리할먼네 가볼까?"

"나 가끔 할먼네 갔었어 학교끝나고"

무심한듯 탁이가 말한다

이제는 남의집이 되버려 들어갈 수도 없는 집인데

나처럼 탁이도 그냥 그 집을 가봤다니

엄마아부지가 하늘나라에서 흐뭇하시겠다

 

2013년 4월 1일

"나 홍콩가면 딤섬먹을꺼야"

"야야 진짜 이쁜이답네 동생데리고 외국가는데 어디서 잘껀지 그런거를 먼저 생각하는게 아니고

먹을거부터 생각하네"

"고럼~ 먹는게 최고여 잠이야 아무데서나 자면 되지"

"그거 뭐지 유스호스텔 이런거 알아보는거 아녀?"

"알아보지 뭐 식당주변으로ㅎㅎㅎㅎㅎ"

 

2013년 4월 10일

민지한테 감기약 받고는 아주 그냥 행복해죽는 탁이

"나 이제 나 좋다는애 사귈거야"

열일곱 탁이가 참 다양한 연애를 하고 있다

서연이는 탁이가 가슴아프게 좋아했고

민지는 탁이를 너무나 좋아라 하고

탁이가 여물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

 

2013년 4월 13일

냉이꽃도 냉이꽃 꽃다지도 냉이꽃인 줄 알았다

생긴 것도 똑같더만 뭔 일이래

엄니랑 밭에 나갔다가 "엄니 이게 냉이꽃이 아니라면서요?"했더니

"저집 애엄마는 애기데리고 노상 냉이캐러 다니더라

외국서 온 이도 아는데 여직 그것두 몰랐냐?"

내가 생각해도 진짜 어이없음

 

2013년 4월 16일

밤늦게 돌아온 탁이가 라면을 먹는데 참지 못하고 젓가락을 갖고 동참했다

면발 하나가 탁이와 내입에 동시에 걸렸다

우물우물 탁이도 나도 면발을 포기하지 않고 우물우물

달마시안 강아지 두마리가 스파게티먹다 이랬는데ㅎㅎ

"탁아 이장면 어디서 나왔게"

"만화영화"

"제목이 먼지 생각나?"

"달마시안" 

"탁이가 아주아주 어렸을 때 본 영화인데 그걸 기억하네 우와~~~~대단하다 머리 진짜 좋다~~~~"

 

2013년 4월 17일

미숙이네 부부를 만나 커피마시는 자리에 탁이를 불렀다

욕반 말반 목소리 큰 미숙이신랑한테 놀란 탁이

"아 십초에 한번씩 시발 나오는데 어쩌라는겨"

"포장마차인줄 알았어 이디아에서 그렇게 크게 말하고..아 나 이제 이디아 못가"

 

2013년 4월 18일

"탁아 어제 엄니가 학교에 갔다가 생각한건데

선생님들은 공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거 같어

그러니 당연하게 학교생활이 공부를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거지

우리탁이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거 같어

근데 엄니는 공부도 정말 중요하지만 이 세상에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게 아주 많다구 생각해"

"내 생각도 그래"

"기지? 그러니까 공부에 너무 부담갖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른사람하고 비교하지두 말구"

"나 다른애랑 비교 안해"

"그려 우리탁이가 아주 잘하고 있는겨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면 너무 힘들잖아

그냥 탁이가 노력하고 있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거가 중요한거야

우리탁이가 잘 하고 있어서 엄니가 참 좋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참 의젓하고 마음이 여유로운 우리탁이

성적이 좋지 않은 탁이가 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학교안에서

마음상하지 않고 기죽지 않고 잘 지내기를 기도한다

 

2013년 4월 17일

이디아에서 미숙이, 미숙이신랑, 성훈이랑 커피를 마셨다

학원끝날 시간이어서 탁이도 불렀다

쟁반에 커피와 시럽이 있다

시럽병을 가지고 장난쳤다

"이거 누가 시킨겨? 이거 잘못왔나부다 탁아 가서 환불해와"

성훈이가 한참을 웃더니 진지하게

"그건 파는게 아니구요 시럽이예요 커피에 넣어먹는거요"

나중에 탁이한테도 물으니 내 말이 진담인줄 알았단다 헐~

 

2013년 4월 18일

"탁이 반에서 새친구 사겼어?"

"아니 안사귈라구"

"오마나 왜?"

"공부하는데 좋지 않을거 같아 그냥 지금처럼 말 안하고 지낼거야"

정신상태는 아주 고시생수준이다ㅎㅎㅎㅎㅎㅎ

 

2013년 4월 19일

"엄마 나 듣기평가 몇점 받았을거 같아"

"점수는 모르겠고 지난번 보다는 더 잘했을거같어"

"육십점!!!!"

학교갈 준비하면서 우리탁이 자랑스럽게  시험지를 준다

이런걸 내가 괜히 걱정했다

기죽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아주 잘 하고 있는 우리탁이

60점 맞은 시험지갖고 탁이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아침

 

2013년 4월 22일

토요일날 엄니가 파마하러 나오시메 상추를 갖고 오셨다

커다란 상추봉다리 안에 양념된장까지 들어있다

퇴근해 그것만 가지고 밥먹다가 너무 좋아서 엄니한테 전화를 했다

"엄니 상추도 너무 맛있고 된장도 너무 맛있어요~"

"된장 더 만들어놨어 갖다 먹어"

이것만 해두 보름은 먹을 양인데 아휴~

울엄니는 내가 엄청 많이 먹는 줄 아시는가보다

 

 

2013년 4월 25일

여수밤바다를 듣던 탁이

"여수 가고 싶어 밤에 배탔을 때 좋았어"

탁이 마음에 심어놓은 예쁜 씨앗 하나가 꽃피었다

 

2013냔 4월 28일

"동아리 나올 때 회장한테 사정이 이렇게 돼서 못나오게 됐다고 인사하고 나왔는데

그렇게 하구 나온애가 아무도 없었대

회장이 그게 인상에 남았다구 그래서 연락한거래"

"아이구 우리 이쁜이가 정말 잘 살고 있구나

그려 지금 순간순간을 잘 살아야 되는겨

우리 이쁜이 사는 거 보면 엄니가 아주 행복하다니께"

공모전 같이 준비하자는 제안을 받은 이쁜이

좋은 경험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