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랑이쁜이랑

탁이의 삼겹살파티

천천히2 2012. 12. 10. 13:43

목포가느라 집을 비운 토요일 일요일

탁이는 집에서 용준이 생일파티를 했다

밤늦게 집 안에 들어서니 삼겹살냄새가 진동한다

탁이 깜냥껏 정리를 해놓은거 같긴 한데 곳곳에 흔적이 보인다

머슴애들 일곱이 먹고 잤으니 어련할까

방바닥에 얼룩이 보이고 수건장에 마른수건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마른걸레까지 다 적셔놓고 걸레마다 얼룩이 그대로다

욕조 옆 틈에서 젖은 수건이 하나 또 나온다

큰방 스위치 옆에 걸려있던 사진액자는 떨어뜨렸는지 깨져있다

설거지해놓은 그릇도 기름이 미끌미끌

하아~ 짜증이 모락모락

청소를 하면서 혹시나 애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을까 매의 눈으로 살핀다

단서는 나오지 않는데도 의심이 가시지 않는다

결국 탁이한테 확인하고 만다

"탁이 엄마랑 약속한거 잘 지켰지?"

"응"

"친구중에 술마시자고 한 애 없었어?"

"내가 안된다고 미리 말했어"

아 든든한 우리탁이

"근데 탁이친구들 이렇게 많이 오는거 이제 조금 부담스럽다"

"나도 그래 이제 안할라구"

친구좋아하는 탁이가 이렇게 말하니 너무 대견하다

탁이친구오는거 못하게 막았다면 이렇게 평화로운 순간은 없었겠지

두세번 탁이 원하는대로 기회를 줬더니 결국 탁이 스스로 판단을 내린다

탁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고 판단하고 정리를 해나가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

집안에 배인 삼겹살냄새쯤이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