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노트르담 드 파리
천천히2
2012. 1. 30. 15:56
공연장 의자밑에 숨어있다가 저녁공연을 다시 보고싶다
가기 싫어
죽은 에스메랄다를 부여안고
다시 노래하라고
다시 춤을 추라고 절규하는 콰지모도의 노래에 한없이 먹먹해진 가슴으로
공연이 끝나고도 난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랭구아르가 부르는 첫 노래를 듣는 순간부터 사로잡혔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매혹적인 배우들
시인 주교 그리고 에스메랄다는 대단했다
특히 주교가 인상적이었다
소설에서는 냉정하고 교활하게 묘사된 주교였다
그래서 그를 비난하고 미워했다
그런데 뮤지컬속의 주교는 단정한 성품이 드러나는 성직자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평생 자신의 인생을 지식과 신앙으로 잘 갈무리하며 살아온 자부심이 가득했다
감전되듯 에스메랄다의 눈빛에 찔려 어쩌지를 못하는 자신에게 당황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그사람
그가 참으로 안쓰러웠다
사랑이 저토록 대책없는 감정인건가
무대위로 올라가 너무나 괴로워하는 그를 안아주고 싶었다
애절한 콰지모도의 사랑
혼란스런 프롤로의 사랑
욕정으로 가득한 페비스의 사랑
아이고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