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씁쓸한 아침
천천히2
2011. 4. 8. 11:52
며칠전 출근길에 느닷없는 인사를 받았다
얼마전부터 아침마다 골목 중간에서 마주치는 사람이다
맨날 만나는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아니어서
비좁은 골목길을 비껴갈 때 많이 어색하다
나처럼 그니도 어색했는가보다
근데 그니는 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아닌가보다
어느날 안녕하세요~인사를 하며 지나친다
아 반갑고도 무안해라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지도 않던 그니의 인사를 받고 그날 난 하루종일 즐거웠다
오늘 비온 뒤 아침이 맑고 상쾌하다
어제는 그니를 못만났는데 오늘은 만나려나 생각하며 가고 있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엇갈려 만나지 못할 지점에서 마주쳤다
안녕하세요~~약간은 오바다 싶게 반갑게 인사했다
내 인사를 받은 그니는 잠깐만요 하더니 가방에서 뭔가를 꺼낸다
살짝 불안해진다
그니는 내게 앙증맞은 사탕이 붙은 교회광고지와 물휴지를 건넨다
그날 아침 날 감동시킨 인사가 호감이나 호의가 아닌 목적이 있었던 인사였다니 실망이다
그니 덕에 며칠동안 아침 출근길이 설레였다
난 내일쯤에는 어디서 일하는지라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인상이 수더분해보여서 친구하거나 언니하거나 그럴려고 했는데 에이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