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신
문예회관에서 찬솔이를 만났다
내딴에는 찬솔이 레벨에 맞는 대화를 할 생각으로
타기 츄르릉 산거를 화제삼았다
바지폭을 줄인 것도 말하면서 많이 웃고 헤어졌는데 탁이 표정이 안좋다
"탁이 왜 그래?"
"밖에서는 그냥 내 얘기 하지마!"
"뭔 말이여? 엄마가 뭐 말실수한거 있냐?"
"엄마가 그런말 하면 학교에 소문난단 말야 내일 학교가면 소문날거구 그럼 애들이 왜 안입구 왔냐구 할거구 막 그럴거란 말야 그냥 나에 대한 거는 아무말도 하지마 앞으루"
"기냐? 그생각은 미처 못했네 내가 찬솔이한테 학교가서 아무말 말라고 전화할까?"
"아 그럼 더 이상하잖아 그냥 아무말 마"
탁이가 화가 많이 났다
"탁아 엄마는 그냥 찬솔이랑 맞는 화제를 생각하다보니까 그말을 꺼낸건데 생각해보니까 엄마가 실수한거같다
탁이말 들어보니까 정말 그럴 것도 같다 엄마가 그 생각은 못했네 근데 그런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설명을 해줘야지 이렇게 화를 내면 안되는거여"
"알았어" 무뚝뚝한 탁이대답
사춘기남자아이의 날카로움을 제대로 모르다보니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으로 내가 실수 아닌 실수를 하게 된다
집안에서는 애기처럼 내게 매달리는데
밖에서는 남자로 존중받고 싶어 손도 못잡게 하는 탁이다
집안고 집밖을 구분못하는 에미와 그것을 칼같이 구분하는 탁이
아 근데 난 그게 참 안된다
아이들에게 때와 장소에 맞게 처신할 줄 알아야 한다고 늘상 말하면서 내가 그걸 못하고 있다
안에서고 밖에서고 우리탁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막 쓰다듬고 뽀뽀하고 안고싶고 막 그런다
밖에서는 의젓하게 굴기.
탁이가 아닌 나에게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