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안괜찮아
천천히2
2010. 10. 15. 15:38
안괜찮았어
사실은 내가 괜찮다고 한 대부분이 안괜찮은 경우였어
안괜찮았는데 내가 안괜찮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가 않아서 괜찮다고 한거야
무안하고 창피하고 약오르고 화나고 밉고 불안하고 서운하고 짜증날 때
그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보이면 내가 별볼일없는 사람이라고 인정하는거 같아서
대범한 척 너그러운 척 차분한 척 여유있는 척 괜찮다고 한거였어
난 정말 안괜찮았어
무안했고 창피했고 약올랐고 화났고 미웠고 불안했고 서운했고 짜증이 나서 속이 부글부글 시끄러웠어
그 속을 숨기고 태연한 척 하는 내가 참 안쓰럽기도 하고 위선적이라는 생각도 했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게 낫지
내가 감정을 숨긴다고 타인이 그걸 못느낄까
오히려 솔직하지 못한 나에게서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꼈을거야
그냥 편하게 솔직하게 사람을 대하기로 했어
힘들면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부러우면 부럽다고 인정하고
간장종재기만한 내 옹졸함과 유치하고 못난 생각들도 그냥 까보이기로 했어
그것이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내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못난 모습이지만
별볼일 없는 사람이면 어때?
중요한 것은 나는 내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잘 살고 있어
백이면 백 사람 생각이 다 각각이야
남의 평가에 합당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것이 얼마나 헛되고 부질없고 불가능한 것인지 잘 알지
나는 이제 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그냥 나처럼 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