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협찬
천천히2
2010. 10. 1. 09:56
출근준비를 한다
얼마전에 살빠진 친구가 커서 못입는다고 준 조끼를 입어본다
중간색을 좋아하는 나는 절대 고르지 않았을 울긋불긋 색깔이 곱다
갈색셔츠에 덧입으니 어울리는 것도 같구 안어울리는 것도 같다
산뜻한 색깔이 환해 보기는 좋은데 옷만 둥둥 겉도는 느낌이다
안어울리는 것 같아 벗으려다 넘의옷 입었는데 내옷같이 편하겠나 기냥 입는다
마루끝에는 어제 후배가 준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인터넷으로 물건사기 좋아하는 후배가 주문한 신발이 약간 큰 것이 와서 반품하려다 귀찮다고 나에게 줬다
앞코가 둥글고 굽도 살짝 높은 까만 구두가 반짝반짝 앙증맞다
신고 몇발자국 걸어보니 엄지발가락이 딱 맞는다
아이구 조그만 컸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거저 얻은 물건이 이만큼 내게 맞는 것도 복이다 생각한다
며칠만 불편하면 신발이 늘어나 편안해질거다
오랜만에 신어보는 굽높은 신발에 발걸음이 경쾌하다
쇼윈도 속의 내가 근사해보이기까지 하다 흠흠
그러고보니 오늘 출근하는 내차림새가 위에서 아래까지 완벽한 협찬이다
친구조끼와 직장동료청바지와 후배신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채워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