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나뿐시키
쌍눔의 시키
이따 오면 국물도 없다
샌드위치봉다리를 들고오는데 욕이 저절로 나온다
지가 싫어하는거래도 에미가 만들어갖고 온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그리하면 안되지
그게 머여
먹기 싫어 죽겄다는 표정으로 억지로 먹는 모양새하고는
내참 기가막혀서 이따 보자 넌 국물도 없어
간식도 안챙겨먹고 학원갔댄다
시험준비한다고 열시나 돼야 학원이 끝나는데 배고파서 어쩌려고 그러나
퇴근길에 식빵을 샀다
계란 감자 삶아 으깨고 오이 사과 넣어 마요네즈에 버무리고는
크림치즈바른 식빵 사이에 듬뿍듬뿍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같이 공부하는 애들이 몇명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한개씩만 먹어도 아쉬 요기는 되겠지 싶어 식빵 한봉다리를 다 했다
탁이가 은근 엄마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가면서 테두리를 자르는데 속이 삐질삐질 나온다
아 이것들이 왜 이쁘게 안썰리고 이리 앙탈이야
자상한 마음에 솜씨까지 세련된 엄마이구 싶은데
그냥 소탈한 아줌마솜씨 샌드위치구나
봉다리에 넣고 막 집을 나서는데 쉬는 시간이라고 빨리오라는 탁이전화
"샌드위치 만들었다~"신나서 말했더니
"아 나 그런거 말구 그냥 편의점서 간단히 먹구 싶은데" 이런다
그때 이미 이럴 줄 알아보긴 했다
그래도 땀흘려가메 간 에미를 생각한다면 지가 그러면 안되지
최소한 "난 샌드위치는 싫은데 우리이쁜엄마가 만들어왔으니까 맛있게 먹을게"
요런 매너는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구
나쁜눔
쌍눔의 시키
아 억울해라 내가 이렇게 저땜에 애닳아야 하는거야?
"누가 그러랬어?" 툭 내가 나한테 말한다
갑자기 웃음이 터진다
그리기 내가 왜 이렇게 흥분하는거지?
탁이 배고플까봐 동동거린거고 어찌됐든 탁이가 하나라도 먹어잖아
덤으로 바랬던 "우리엄마 최고야" 이 소리를 못들었지만 우리탁이가 이제 배는 안고플거잖어
덤은 덤일 뿐인데 덤갖구 내가 왜 이렇게 흥분하는거야
내가 이렇다
한번 흥분하면 일의 전후좌우를 모르고 방방거린다
나는 왜이리 업다운이 잘되는지 참 혼자서도 잘 논다
급흥분에서 급차분모드로 돌아서고 우리탁이 마중갈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