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혼자 걷는다
천천히2
2010. 4. 5. 09:56
낯선 사람과 가볍게 대화하는 것은 하나도 어렵지 않다
적당한 화제 찾아내는거 참 잘한다
상대방 편안하게 해주는 거 남들보다 더 잘한다
그래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거 제법 잘한다
내가 어려운 것은
그들의 대화에 내가 들어가야 할 때이다
그들은 서로가 공감하는 어떤 일이 나에게는 전혀 열외인 화제
이렇게 딱 분리가 된 화제일 때는 참 난감하고 어렵다
어제 걷기를 끝내고 점심먹는 자리
직업이 교사인 분이 꺼낸 화제가 부모와 자식이다
할머니가 키운 아이는 백프로 문제가 있다
집중을 못한다
과잉행동장애가 있어 조사해보면 다 할머니가 키웠다
부모가 맞벌이를 했다거나 이혼했다거나 그런 애들이다 (나 심가아악~)
남자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꼭 있어야 한다
고1때까지는 엄마와 친하던 아이도 고2가 되면 싹 변해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랑 꼭 같이 지내야 한다(나 더욱 심가아아아아아~악)
두가지의 경우에 적절하게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인데
그 선생님의 기준으로는 양부모 온전한 가운데 엄마의 손에 키워진 아이가 정상이다
그러니 기준에서 한참 떨어진 나는 그 자리가 참 불편하다
그냥 잠자코 있을까 하다가 나를 커밍아웃하니 그분 나름 수습하시는데 그래도 열외의 여운이 깊다
나 혼자의 평화가 여럿 모인 자리에서는 일없이 흔들리는게 싫다
그래서 나는 혼자 걷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