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야~ 이~ 덩어리야~~~~~

천천히2 2010. 2. 11. 10:38

그니 말하는거 참 거슬린다

지난번 집들이와서는 한가족 아늑하게 잘 살고 있는 우리집더러

"이 정도면 혼자살기 딱 적당하지 뭐

좁아도 이정도면 괜찮지 뭐" 이런다

엄니가 와계시는 며칠동안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이것저것 시키는게 많아 스트레스 받는 탁이얘기를 해줬더니

"그 좁은 집에서 심부름을 하면 얼마나 한다고" 이런다

아 진짜 머 저렇게 말본새가 없어 

그니 미운 생각을 꽁하고 담아놓고 있었다

어제는 모임에서 졸업식얘기가 나왔다

그니가 하는 말이 "딸 점심을 사줄랬더니 아무개 알지? 엄마없는애 걔랑 먹는다는거야"

전에도 딸친구얘기를 꺼낼 때면 그렇게 얘기했다

엄마없는애 아버지 없는애 부모가 이혼한애

아 진짜 머 저러냐고

꽁하고 있던 참인데 또 엄마없는애라는 말이 나오자 참지못하고 그니한테 한마디 하고 말았다

"난 언니가 그렇게 말하면 괜히 졸밋거려지더라

다른 사람도 우리 애들 말할 때 아버지 없는애 이럴까봐"

나에게 자격지심이 있다는 것 인정한다

그걸 인정하고도 그니의 편견에 화가 난다

 

애니어그램을 공부하다보니 저마다 타고난 성향이 있어 그 성향대로 자신을 표현한다는데

그렇다면 그니가 말하는 방식에 내가 이렇게 죽겠어도 해결할 방법은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이 이럴 때 참 위안이 된다

부글부글 끓는 속을 이렇게라도 풀어놓으면 조금은 진정이 된다

사실 그니 때문에 속이 상했을 때 그니를 잘 아는 선배언니를 붙들고 그니 흉을 실컷 보고 싶었다

남의 험담을 하는 일이 경멸스러워 위선적일만큼 남의 얘기는 참고 있지만

그러고 싶은 생각이 며칠동안 간절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럴 기회를  갖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대신 이렇게 글로 실컷 흉을 보니 이것도 효과있다 

아 그니 진짜 덩어리다

편견덩어리

밉상덩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