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랑이쁜이랑

감사합니다 부처님

천천히2 2009. 11. 17. 14:32

엄마 나 병원갈려

왜?

어깨가 아파

철렁했다

지난 1월에 엑스레이찍고 그동안 한번도 병원에 안갔다

괜찮으려니 했는데 혹시라도 그동안 나쁜일이 생긴건 아닐까

순대병원 그 젊은의사가 성의가 없어보여 병원옮겨야겠다 생각하고는

그 뒤로 그만이었다

단대에 예약을 하고는 조한성내과로 소견서를 받으러 갔다

일년지났네요 하는 의사선생님 표정이 심각해보인다

위험한데 아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마치 이런 표정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가야될 것처럼 마음이 초조하다

 

부처님 우리 이쁜이에게 나쁜일 생기지 않게 도와주세요

기도밖에 할게 없었다

품에 쏙 들어오는 이쁜이의 어깨가 왜 그리 안쓰러운지

안아줄 때마다 눈물이 나왔다

어떡하나 만일 나쁜일이 생기면 어쩌나

이쁜이옆에서 내가 꿋꿋하게 지켜줘야하는데 내가 이렇게 나약하니 어쩌나

기도가 바뀐다

부처님 우리 이쁜이에게 나쁜일 생기지 않게 도와주세요

부처님 혹시라도 이쁜이에게 나쁜일이 일어나면 제가 의연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가 절망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나을거라고 확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랬다

불행한 일이 아예 없기를 기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불행앞에 좌절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내가 그래야 하고 내 아이들이 그래야 한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역경을 만날 것이고

그 역경을 낙천적으로 대하지 않으면 불행이 더 깊어지는 것이다

불행이 문제가 아니라 불행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휴대폰화면에 이쁜이 사진이 있다

그 사진에 낙천적인 우리라 써놓았다

그래 부처님이 돌봐주셔서 큰 불행은 없을거야

그리고 만일 우리에게 생길 일이어서 불행한 일을 만난다면

우리는 그 불행을 잘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어

그럴거라고 믿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도였다

그래도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며칠은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어제 이쁜이 검사결과가 나왔다

날개뼈끝에 혹이 달렸는데 성장하면서 더 커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대로 멈출 수도 있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수술않고 그냥 생활해도 된다

꾸준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일년전 엑스레이검사하고 들었던 말이지만

엠알아이검사후 듣는 말이 축복처럼 들린다

에미의 무심함때문에 검사안받은 일년동안 뭔 일이 생겼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의사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이 다 풀렸다

이만한 것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부처님

우리 이쁜이 탁이 잘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