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랑이쁜이랑
이쁜아
천천히2
2009. 5. 1. 22:00
굿바이를 보고나서 엄마가 이쁜이한테 물었잖아
엄마한테 하는 마지막인사말이 뭐냐고.
그때 이쁜이가 농담처럼 돼지양 할거랬잖아
그 말이 두고두고 엄마를 기분좋게 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엄마가 떠날 때
가볍게 엄마를 보내고 이쁜이의 생활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거야
굿바이가 나한테 가르쳐준 것이 그거란다
관계를 잘 풀어나가서
되도록이면 가슴에 남는 것이 적도록 사는거
그리움도 미안함도 애절함도 없이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만족하고 행복했고
그래서
곁에 있든지
곁에 없든지
그런거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마음속에 함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도록 살아야겠구나
탁이한테나 이쁜이한테 그런 엄마가 되도록
엄마는 살거야
늘 그런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거야
언젠가 미녀들의 수다에서 일기얘기가 나오더구나
다른 사람의 일기를 봐도 되는가
보면 안되는가
그것이 자식일 때는?
사생활을 존중해서 절대 절대 보면 안된다는 사람이 많더구나
그중 몇은 일기를 보고 고민을 도와줄수도 있기에
자식일기는 봐도 된다고도 하고
그때는 안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쁜이일기를 봤어
엄마가 몰랐던 얘기들이라 당황했지
사실 엄마도 얼마전부터 느꼈던게
전에는 어깨동무하고 걸었는데
이제는 이쁜이가 저만큼 뚝 떨어져서 혼자 걷는거 같어
살짝 아쉽기도 하더구먼
이쁜이는 세상으로 성큼성큼 나가는데
이제 그 보폭을 엄마가 맞추지를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자존심이 아프기도 했구
그러나말이다
엄마도
이쁜이도
노력할 뿐이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게 많지
그 과정에서 힘이 되어줄 사람이 꼭 필요한거구
엄마가 현재에 머물지 않고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은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이유가
그거야
이쁜이 탁이가 어려워할 때
마음놓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지
친구처럼 편하게
친구보다는 든든하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거지
그런 엄마는 엄마혼자의 노력으로 되는게 아니야
탁이랑 이쁜이가 도와줘야 가능한거야
대화의 문은 가장 나중에 닫아야한다는 말을 그래서 했어
속마음을 안다는게 어렵다는데 그걸 제일 못하는 사람이 엄마야
그러니 엄마가 내맘 알아주겠지 하다가
내맘도 몰라주고 화나 이러지 않기다
사랑해
더는 소원이 없을 만큼
우리탁이랑 이쁜이를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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