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향천사가 보톡스를
천천히2
2009. 5. 1. 21:59
엊그제
향천사를 갔더니만
스님들이 어디가서 무얼보고 온건지
절이 보톡스를 맞고 있네요
어디가 중병이 들어 받는 피치못할 수술인지도 모를 노릇이나
이때쯤
땅이고 허공이고 노랗기만 하던
향천사 아래 오솔길을 기억하는 내게는
축대 쌓느라
뽑고 자르고 평평하게 땅고르는
시끄러운 공사가
세월의 흔적을 지우려는
보톡스로만 느껴지네요
늙어 생기는 주름이어도
다같은 주름이 아니라는 생각이예요
아집 고집이 느껴지는 미간 주름이야
억지로라도 펴고 싶을만큼 보기 싫지만
편하고 밝은 웃음으로 패인 졸졸한 눈가 주름은
잘 살았구나 싶어 볼수록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사람의 훈김을 받으며 늙어가는 절집이
잘 웃는 이의 눈가주름같아서
시도때도없이 들렀는데
이제 맘이 돌아서네요
돈들이고 흉해지고...
아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속상하고 허전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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